저는 약 2년간 주식투자스터디 운영진을 하였습니다. 1편에서는 주식투자스터디가 어떤 식으로 운영되는지, 주식투자스터디 가입 동기 등에 대해 말씀드렸습니다. 2편에서는 주식투자모임의 장단점, 운영진으로 참여할 때 장단점, 스터디에서 볼 수 있는 다양한 사람들, 주식투자스터디 가입에 대한 조언 등등의 이야기를 말씀드리겠습니다.
주식투자스터디 운영진
운영진이 하는 일
1편에서 말씀드렸듯이 저는 주식스터디를 처음 만든 사람은 아니었고, 그 스터디가 조직되었을 때, 초반에 합류하게 되어, 운영진이 된 케이스입니다. 주식스터디를 만드신 분은 전업투자자이셨는데, 초반에는 혼자 운영하시다가 스터디 규모가 점점 커지면서, 그 부담을 덜기 위해 운영진을 모집하셨습니다. 그래서 그 분을 포함하여 회장 1명 부회장 1명 총무 1명으로 이루어졌습니다. 저는 직장인이었고, 다른 두 분은 전업투자자였습니다. 방장은 주로 대외적인 일들을 합니다. 예를 들어 스터디원을 모집하거나, 다른 다른 스터디 모임의 동향 향 등을 담당하였고, 부방장은 스터디의 내부적인 운영관리를 합니다. 예를 들어 스터디 공지, 발표순서 정하기, 발표자료 업로드 확인 등을 담당하고, 총무는 스터디 카페 섭외, 회원 회비 관리, 발표자 사례 지급 등을 담당하였습니다. 그리고 전반적인 스터디의 운영방향 등은 같이 의논하고 결정하였습니다. 스터디 운영하는 일이 엄청 많은 것은 아니지만, 나름 본인이 하고 있는 일이 있는 상태고, 어떤 금전적 혜택이 있는 것은 아니었고, 순수하게 운영진의 열정으로 운영이 되었습니다. 운영진도 일반 스터디원과 회비도 똑같이 냅니다.
운영진을 하게 된 동기
운영진 중 저만 직장인이었고 나머지 두분은 전업투자자였기 때문에 운영진을 제안 받았을 때, 시간적인 문제로 고민을 좀 했습니다. 저의 직장인으로서 사정을 잘 알고 계시기 때문에, 다른 운영진 두 분이 적극 도와주기로 하셨고, 저 역시도 할 거면 좀 제대로 한번 해보자라는 생각이 있어, 운영진에 합류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또 다른 이유로는, 제 주변에는 전업투자자가 한 명도 없었는데, 저는 전업투자자라는 것이 너무 궁금했기 때문에 전업투자자와 가까이 지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 같아, 운영진을 하게 되었습니다.
운영진의 장단점
운영진을 하게되면 장점이 많이 있습니다.
가장 큰 것은 내가 열심히 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실력이 있는 사람들의 발표순서가 되면 사람들은 그 내용을 기대하게 되고, 그 발표시간만큼은 어떻게든 개인 시간을 내서 적극 들으려고 합니다. 그리고 운영진 중에는 실력이 있는 분들이 많습니다. 나도 운영진으로 뒤처지지 않으려면 열심히 해야 합니다. 그리고 운영진은 스터디의 분위기를 조성하는 사람이기 때문에, 열심히 하는 분위기를 만들려면 운영진부터 열심히 하고 발표의 퀄리티가 좋아야 합니다.
그리고 평소에는 만날 수 없는 사람들을 좀 더 자유롭게 만나고 대화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운영진을 하게되면 개별적으로 스터디원과 이야기를 하게 되는데, 그러한 계기로 대화의 물고를 트면, 내가 궁금한 것이나, 의견을 물어볼 때, 상대적으로 다른 스터디원 대비 편안하게 접근할 수 있습니다.운영진을 하게되면 단점도 많이 있습니다.가장 큰 단점은 내 시간을 많이 써야 한다는 점입니다. 본인의 열정에 의해 자율적으로 돌아가는 조직이긴 하지만, 20명이 넘은 인원의 이야기를 듣고, 개인 일정 등을 조절하고, 운영방안을 고민하고, 스터디를 관리하는 일은 안 그래도 부족한 나의 시간을 써야 하는 일입니다.
다양한 사람들
주식스터디는 어떤 경제적인 혜택도 없고, 이해관계도 없고, 친분도 없는 사람들끼리 모였기 때문에, 평소에는 주변에서 볼 수 없는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게 됩니다. 대표적으로 주식 전업투자자입니다. 주식스터디를 와 보니 주변에서는 절대 볼 수 없는 전업투자자가 참 많더군요. 신기했습니다. 그리고 부러웠습니다. 그리고 제가 인간관계가 좁은 탓이겠지만, 제 주변의 인물들은 저와 비슷한 공부를 하고, 비슷한 수준의 월급을 받고, 비슷한 업종의 사람들밖에 없는데, 이 곳에는, 타투매장을 하시는 분, 학원경영을 하시는 분, 프로그래머, 택배하시는 분, 은퇴하신 분, 손해사정사, 자영업자, 삼성전자 직원, 다른 상장사 직원 등 다양한 사람들을 볼 수 있습니다.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있고, 이해관계가 딱히 없다 보니, 본인의 개성을 드러내는 분들이 많이 있습니다.
그리고 스터디에 참여하는 멤버로서도 참 다양한 사람들이 있습니다.
대부분은 매너 지켜가며, 성실하게 그리고 진지하게 주식공부를 하고 발표를 합니다만, 그렇지 않은 사람들도 있습니다.
- 스터디의 압박을 못 버티는 사람들
가장 흔한 유형입니다. 돌아가면서 본인이 준비한 것을 발표하는데, 평균 3개월에 한 번씩 하는 것이라 시간적으로 넉넉하다고 느낄 수 있지만, 본업도 있고, 개인적인 일도 있다 보니, 발표시간이 생각보다 빨리 다가옵니다. 그러면 발표준비가 압박으로 느껴지고, 발표내용을 들어보면 제대로 준비하지 못했다는 것이 많이 티 나게 됩니다. 그럼 사람들이 질문을 강하게 한다거나, 허접한 발표 후에는 아무도 질문을 안 하고 조용하게 끝나는 등의 반응을 보이게 됩니다. (준비를 잘해와서 발표를 잘하면 질문의 수준도 높고, 답변의 수준도 높아 활발하게 토론이 이루어집니다) 그것을 못 버티면 스터디를 나가게 되는 것입니다.
- 특정 종목만 나오면 흥분하는 사람들
특정 종목만 나오면 흥분하는 분들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M&A를 많이 하는 기업에 대해 발표를 하던 중이었는데, 질문시간에 그 회사의 회장에 대한 질문을 하면서, 감정 섞인 거친 표현을 섞어 쓰며 '주주는 거지가 되어가는데 회장만 부자가 된다.. 어떻게 생각하냐? 그런 회사를 왜 투자해야 하냐?'라고 이야기하는 분들도 있습니다. 이렇게 되면 분위기가 싸~~ 해지고, 흥분한 분이 더 흥분할까봐 추가 질문, 토론 없이 조용히 정리합니다.
- 종목을 찍어주길 바라는 사람들
스터디모임에는 고수들이 많다고 생각하고 종목을 찍어주길 바라는 분들도 있습니다. 어떤 기업이 어떻게 되어서 어떻게 될 것이라는 논리는 생략하고 '난 그런 거 관심없고, 그래서 뭐 사라는거냐? 급등할 것 같은 것은 뭐냐?'라는 의도를 보이시는 분들 입니다., 사실 이런 분들은 스터디가 부족한 분이 많았고, 스터디의 본질을 잘 이해하지 못하시는 것 같았습니다. 설사 이 스터디에서 어떤 종목을 추천한들 절대 매번 성공하는 것이 아닌데, 스터디의 분위기만 흐리게 되어, 다소 아쉬움이 있는 경우입니다.
- 본인을 가르쳐주길 바라는 사람들
사람마다 수준 차이는 있지만, 서로 열심히 하다 보면 선순환적으로 자연스럽게 서로의 실력이 올라가게 됩니다. 만약 열심히 하시는 분이 본인에게 좀 알려달라고 말을 한다면 다들 적극적으로 도와줍니다. 그런데 평소에 그렇게 열심히 하는 분이 아닌데, 좀 가르쳐달라고 한다거나, 소규모 조직을 따로 만들어서 그룹스터디 등을 하자라고 하면서 월드컵 대진표에 시드배정하듯 고수를 자신의 그룹으로 요청하시는 분들이 계십니다. 사실 그런 의도는 저를 포함한 대부분의 스터디원들도 다들 눈치를 채게 됩니다. 그리고 나름 바쁜 분들이라 개별적으로 시간 내기가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기도 합니다.
- 필요한 사람을 가로채려는 사람들
스터디를 참여하시는 분들 중 많은 분들이 한 개 이상의 스터디를 참여합니다. 그 중 본인이 만들었다거나 본인이 주력으로 참여하고 있는 스터디가 있는 분들이 있는데, 이쪽 스터디에서 고수로 보인다거나, 본인이 관심 있는 업계에 계신 분을 본인의 스터디로 데려가려고 하시는 분들도 있습니다. 어찌 보면 나가고 들어오는 것이 완전 자유로운 스터디모임에서 이런 것은 자연스러운 것일 수 있으나, 문제는 그 과정에 있습니다. 다른 스터디맴버와 불화를 조장한다거나, 이 구단은 실력이 허접하다, 명문구단으로 와라는 등의 분란을 일으키며 선수를 스카웃해가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래서 옮겨 가시는 분들이 있는데, 옮기는 것은 자유지만, 그 명문구단에서 내쳐지는 것도 자유입니다.
- 본인의 투자 스타일이 옳다고 생각하는 사람들
본인의 투자 스타일만이 옳다고 생각하는 분들도 있습니다. 그렇게 생각만 하면 아무 상관없는데, 다른 분들을 약간 무시하는 말투로 의견을 전달하는 경우가 문제입니다. 예를들어 가치투자가 진짜 투자다. 차트보는 사람들은 이해가 안 된다. 이런 식입니다. 그러한 경우 스터디의 분위기를 흐릴 수 있기 때문에, 모임 공지사항에 다양한 투자 스타일을 존중하고 지향한다는 문구를 써 넣었고, 스터디 중에도 운영진이 중간중간 안내방송처럼 모든 투자스타일을 존중한다. 투자는 유연한 사고와 다양성이 생명이다 이런 말을 하곤 합니다.
- 다른 사람을 무시하는 발언을 하는 사람들
투자스터디모임이 이해관계가 없고, 언제든지 모이고 헤어질 수 있다보니, 개인의 개성이 많이 드러납니다. 그래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은연중에 다른 사람들 무시하는 듯한 발언을 하는 사람도 생각보다 좀 있었습니다. 예를 들어, ' 그건 발표자께서 작은 회사를 다니셔서 그렇게 생각하셨나 본데.. ', '발표내용이 어디서 배껴온거 같은데... ' '~~를 좀 제대로 찾아보시면 말씀하신 내용과는 다릅니다' 등등.. 이런 발언 등으로 갈등이 생기는 경우가 있으므로, 운영진은 이러한 분위기가 조성되지 않도록 스터디를 정돈하고, 매너있는 분위기를 만들어야 합니다.
주식투자스터디 가입에 대한 약간의 조언
주식투자스터디 가입을 고민하는 분이 계실 것입니다.
이제 이 글을 정리하는 단계에서 주식투자스터디 가입의 장단점을 말씀드리겠습니다.
장점
- 세상에는 주식투자 고수가 많음을 알 수 있음
- 평소에는 보기 어려운 다양한 분야의 사람을 만날 수 있음
- 나는 평소에 생각하지 못했던 또는 나와는 생각이 완전히 다른 다양한 이야기와 의견을 들을 수 있음
- 다수 앞에서 준비한 내용을 발표해야 하므로, 내가 공부를 많이 하게 됨
- 나의 실력을 다른사람과 객관적으로 비교할 수 있게 됨
- 정기적인 발표로 발표실력이 늘어남
단점
- 자료 준비 압박이 상당함. 대충 준비할 경우 압박질문 또는 무반응을 감수해야 함
- 생각보다 자료준비에 많은 시간이 필요함
- 특정시간대에 개인 시간을 확보 및 사용해야 함
결론적으로 주식스터디모임 가입은 일단 해보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본인의 열정만 있다면 장점이 훨씬 많다고 생각합니다.
2022년 들어 주식시장이 상승장에서 하락장으로 바뀌면서 주식투자에 대한 관심이 많이 식었습니다. 정말 진지하게, 장기적으로 투자를 할 사람이라면, 시장의 상황과 무관하게 관심있는 산업, 기업에 관심을 갖고 공부하고,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꾸준히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저의 허접한 이 글이 주식투자에 관심 있으신 분들께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당신의 성공투자를 기원합니다.
[일상 속의 기록] - 주식투자스터디 2년 운영 후기 - 1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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